정관 15년, 태종이 곁에서 모시는 신하들에게 말했다.

“천하를 지키는 일이 쉬운가, 어려운가?”

위징이 대답했다.

“매우 어렵습니다.”

태종이 말했다.

“현명하고 능력 있는 자를 임명하고 간언을 받아들이면 되거늘, 어찌 어렵다고 하는 것이오?”

위징이 말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제왕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그들은 상황이 위급할 때는 현명하고 재능 있는

 사람을 임명하고 간언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일단 천하가 안정되고 살기 좋아지면 반드시 게을

러졌습니다. 천하가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에 기대 나태해지려는 생각을 할 때 간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경우의 자기 앞날을 걱정해 모조리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 결과, 나라의 세력은 나날이 약

해져 결국 위급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성인이 평안할 때에도 위험한 때를 생각한 까닭은 바로 이

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편안한 생활을 하면서 두려운 마음을 가질 수 있

으면 어찌 어렵다고 하겠습니까?”

정관정요 군주의 도리 중에서